안녕하세요. 님. 레터지기 수월입니다. 훌쩍 다가온 가을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10월 8일 화요일, 연남동의 한 공간에서 《엄마와 딸의 마음속엔 같은 아이가 산다》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무의식 치유 미니 상담소’라는 콘셉트로 진행한 북토크에 서른 명 남짓한 독자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지금 삶에서 겪고 있는 여러 문제와 고민들이 엄마와 공유하는 어떤 무의식에서 기인하는지 살피고, 자기 수용의 방향을 설정하는 짧은 상담 시간을 함께 가졌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꺼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용기 있게 털어놓는 참여자들에게 저자이신 이나라(단미) 작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자신에게, 타인에게 파괴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보겠다는 선택을 했어요. 그것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을 대단하다고 여겨도 되고, 그렇게 자신에게 말해줘도 돼요.”
‘대단하다’는 말 속에는 고맙고, 기특하고, 자랑스러운 감정 들이 들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어렵다 못해 어쩔 때는 고통스럽기까지 해서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여정을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아요. 포기하고 싶어지니 나약하다 여기고, 변화가 더디니 부족한 것 같고요. 하지만 결국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곤 합니다. 지난 편지에서 엉뚱발랄어디갔니 님이 하신 말씀처럼, ‘어정쩡한, 어떤 중간의 상태를 그냥 버티고 받아들이는 것, 그 상태에서 이 길을 끝까지 가보겠다’고 말이에요.
나의 재능, 나의 허물 모두를 성찰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마음공부를 한다는 것은 그런 일을 기꺼이, 온몸과 마음을 다해 하고 살겠다는 서원을 날마다 세우는 거예요. 이런 용자들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그러니 자신에게 늘 대단하다고, 고맙다고 말해주면 좋겠어요.
갑작스럽지만, 오늘 편지가 제가 드리는 마지막 편지입니다. 회사를 떠나서 삶의 방향을 다시 모색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소울띵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누고 싶었던 마음이 단미 님의 말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마지막 편지에 이 메시지를 나눌 수 있어 참 감사해요. 언젠가 인연이 닿을 때, 지금보다 좀더 자신에게 진실한 인생을 살고 있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도록, 더 넓고 깊은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처음 시작한 뉴스레터여서 그런지, 담백하게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은 것 같네요.😂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또 이유 있는 이별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님에게 늘 사랑이 함께하길, 마음의 평온이 깃들길 바랄게요.
|
|
|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이 있습니다. 《깨어남에서 깨달음까지》(아디야샨티, 정성채 역, 정신세계사)의 일부를 발췌했는데요. 미국의 영적 스승 중 한 사람인 아디야샨티는 한 번의 영적인 ‘깨어남’이 에고를 완전히 녹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깨어남 이후 도래할 수 있는 혼란스러움을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전 소울띵에서 왁자지껄하게 나누었던 ‘미완의 여정’ 기억하시나요? 그 길이 결국 깨어남의 여정이고, 우린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글에서 말하는 ‘자신에게 진실함’이 우리를 ‘우리 안의 신성과 인간적인 본성이 하나라는 사실’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
|
|
자기가 알고 있는 진리를 누구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한 것이 정말 중요하다.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할 수 있으면, 여러분은 어느 누구와도 진실해질 수 있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과 진실해야 한다는 데에 과도하게 무게를 두는 건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 그것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출발점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에게 온 마음으로 진실할 수 있는가? 여러분은 모든 비난을 넘어서, 모든 분별을 넘어서, ‘해야 한다’ 혹은 ‘해서는 안 된다’ 따위를 넘어서 그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가? 할 수 있는 진정을 다하여, 아직 갈등을 겪고 있는 자신의 어떤 부분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며,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이용하여 자유와는 거리가 먼 것들로부터 숨으려 하지 않고, 거기에까지 다다를 수 있는가?
그것은 정말이지 진실함의 문제이다. 이미 말했지만 이것은 자아개발 프로그램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있는 ‘진실함’과 ‘정직’의 수준을 이해했다면, 그 진실함과 정직은 바로 존재가 가지는 절대적 본성의 나타남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처음엔 이토록 자신에게 진실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게 될 수도 있고, 자신의 많은 부분이 자기가 깨달은 바와는 너무나 멀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야말로 깨어남이 향해가는 방향이다. 깨어남은 깨어나지 않은 것이 있는 쪽으로, 그 속으로 움직여가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일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진실함이다. 여러분이 자신에게 진실하기만 하면 이 움직임은 반드시 일어난다.
분리 상태로 빠져들 때마다 자신이 숨어 있는 곳에서 완전히 나옴으로써, 또한 마음속에 고착된 구석구석을 기꺼이 직면함으로써, 여러분은 이러한 영역의 여행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여러분은 가슴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차원들이란 인간성을 초월한 것만 아니라 바로 인간성 속의 차원들도 포함한다. 여러분 안의 인간적인 존재와 신성한 존재 사이에는 어떤 분리도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선승이었던 황벽은 말했다. “부처라 해서 더 나을 것 없고, 중생이라 해서 더 못할 것도 없다.” 황벽의 말뜻은 부처와 중생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두은 다르지 않다. 우리가 비록 꿈꾸는 상태로부터, 또는 하나의 중생(보통사람)일 뿐이라는 착각으로부터 깨어난다 하더라도, 잠 속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되풀이될 것이다. 우리 안의 신성(불성)과 인간적인 본성이 하나라는 사실, 즉 하나의 존재요 하나의 표현이요 하나의 진리라는 사실을 보게 될 때까지는 말이다.
열쇠는 진실함이다. 여러분은 모든 것을 기꺼이 직시하기를 원해야만 한다. 모든 것을 바로 보고자 할 때, 여러분은 반드시 그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
|
나의 소울 일지
나는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
|
|
|
@ Marcel Ardivan, Unsplash
오늘 <나의 소울 일지>는 안개 님이 보내주셨어요. 글을 읽으면서 안개 님은 정말 용기 있는 영혼이시라는 생각을 했어요.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일을 겪어요. 다른 이들과 쉽게 나눌 수 있는 경험도 있지만, 그러기 어려운 일들도 많지요.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경험하며 만나는 아픔과 진심은, 그 무엇보다 값진 것들이 많습니다. 쉬이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소울 일지>를 통해 나누고자 하신 용기, 그리고 ‘이런 괴로움을 겪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자비의 마음은 안개 님께서 온전히 이 체험을 하셨기에 내실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자신을 깊게 탐구하는 여정은 인간이란 존재를 깊이 탐구하는 여정과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과 모습 너머에 있는,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공통된 아픔을 나눌 때,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다가올 안개 님의 사랑에 축복을 보냅니다.💜 |
|
|
안녕하세요. <나의 소울 일지>를 읽으면서 잔잔하지만 따뜻한 위로를 얻고 있는 독자입니다. 저는 제가 이번 추석 연휴 때 마주한 제 두려움과 용기, 그리고 사슬처럼 저를 얽매두었던 믿음을 마주하는 시간을 경험해서 공유 차 적습니다.
저는 미혼인데, 머리와 마음속으로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이성을 만나고 싶다’ 하면서도 이내 ‘에이,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하며 뭔가 막히는 저항을 느꼈었어요. 제 안에 ‘내가 바라고 원하는 이성을 만날 수 없다’, ‘나는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 누가 나를 좋아하겠어’ 하는 믿음이 존재하더라구요. ㅜㅜ
그러다 1년 넘게 연락하던 이성적 감정을 느낀 상대가 유부남이었는데, 사실 이 상대를 통해 제 안에 많은 감정과 두려움을 마주하는 거울을 만나는 것 같아 수많은 눈물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 삶에서 보내주어야 할 것 같아 연락을 정리했습니다.
정리 후 마음이 무척 아팠는데... 아픈 마음에 그대로 있어 보니 느껴진 것은 ‘나는 이대로 평생 나 혼자만 남게 될까 봐 너무 두려워’ 하는 큰 아픈 마음이 있었고, 더불어 ‘이성적 감정이 드는 상대를 만나기 어려울 것 같으니 이 상대라도 붙잡고 있자’ 하며 스스로를 옭아맨 사슬 같은 믿음이 있었구나 깨닫고 펑펑 울었어요.
그런 믿음들을 가지고 있던 제가 딱하고 안쓰러워서 이 믿음이 어디서 왔을까 생각해보니 제가 종종 엄마에게 “난 이러이러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했을 때마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 어디 있니?”라고 대답한 일이 떠올랐어요. 엄마도 그녀만의 한계적인 신념이 있었구나 싶어요. 제가 바라는 사랑하는 이성을 만나 사랑을 주고받는 연애와 결혼이 내 인생에 있기나 할까 하는 불안감이 있고 헛된 희망을 품었던 것만 같은 이전 만남으로 마음이 아프네요.
가장 큰 두려움인 ‘나만 혼자 남겨질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제 안에 있지만, 이 마음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느끼며 용기 있게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믿음들을 만나게 해준 지금의 과정과 경험에 감사하며 앞으로 많은 마음들을 매 순간 꿋꿋이 만나 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 편지를 읽고 마음이 두근두근 분노가 일었어요. 동시에 이런 분노와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존재해서 용기와 사랑이 피어올라요. 이번 딥페이크 사건에 대해 많은 영성·종교계의 시스젠더 남성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답답함을 느꼈어요. 남성 도반들은 이런 사건을 통해 소수의 남성들이 문제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여성폭력이고 여성혐오라는 것은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마음공부를 하는 것과 내가 가담하고 있는 폭력을 성찰하는 것은 같은 것일 텐데 말이에요. 저는 페미니스트 무당으로서 사람들을 상담하는데, 기존 정신분석 상담과 심리상담자의 가부장적인 태도에 지치고 상처 받아 오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아요. 모두에게 내제된 여성혐오를 성찰하는 것은 맑은 하늘이 보이는 창문에 낀 먼지를 닦는 것임을 알고, 함께 분노하고, 변화하기를 간절히 기도해요. 🙏🏽 _@hong_kali_prayer |
|
|
<소울띵>을 함께 나누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르신다면
아래 링크를 복사해 공유해주세요😘 |
|
|
🎁 소울띵은 충분한 재정비 후에
새로운 레터지기님과 함께 다시 인사드릴 거예요.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나마스떼 🙏🏽
|
|
|
오늘 소울띵, 어떠셨어요?
여러분의 의견은 소울띵이 무럭무럭 자라는 데 큰 힘이 됩니다. |
|
|
정신세계사soul.letter.inner.world@gmail.com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로4길 6 2F 02-733-3134수신거부 Unsubscribe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