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살아 있다'라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사실 우리가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은 그다지 당연한 일도 아니고 흔한 일도 아니며 익숙해질 일은 더더욱 아니다. 무수히 많고 긴 3차원적 시간의 흐름을 생각해보라. 우리는 그 긴 직선 중 점 하나로도 표현이 안 될 짧은 부분을 경험하고 있다. 이것은 더 높은 차원에서 삶을 바라봐도 똑같다. 얼마나 짧은 부분인가?
흘러가는 이 모든 순간이 우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것을 우리는 망각하고 산다. 너무나 뻔하고 익숙한, 지루하고 보통인, 어제와 똑같은 오늘.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 어느 시간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할, 그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할 유일무이한 현재의 순간이다. 기적과 축복, 특권이다.
죽음에 대해 순수한 마음으로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늘 죽음과 가까이하고 있다. 죽음은 어떤 인종이든, 나이든, 성별이든 관계없이 동등하게 경험하는 진실이다. 우리는 그 죽음 이후에 절대로 다시는 이 삶과 똑같은 생을 보낼 수 없을 것이다. 지루하고 익숙한 이 삶이 죽음 이후엔 절대로 다시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어떤 시간선 위에 위치하고 있는 이 짧디짧은 삶이 경이로워 보일 것이다.
당신은 지금 내쉬는 그 숨을 다시는 내쉬지 못한다. 당신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을 다시는 먹지 못한다. 당신은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물질적인 정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존재하는 시간적인 정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순간은 순간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보내고 있는 순간들을 스스로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며,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다음에는 나라는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말 그대로 '순간'을 살고 있다.
삶이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때.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익숙하고 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그저 이 광활한 세상 속에서 잠깐 일어난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재밌고 흥미로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파란 하늘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때. 다양한 물건들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때. 삶 속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이 사실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도 있었음을 깨닫게 될 때. 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이 있었음을 깨닫게 될 때.
죽음을 앞둔 날, 지금 이 순간을 되돌아봤을 때 어떠한 감정이 들 것 같은가? 우리는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유일한 순간들을 0.000000...1초마다 누리고 있다. 이것은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하고, 다시는 경험하지 못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우리는 모두 잠깐이다. 우리는 결국 잊힐 것이다. 그런데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즐거움을 미뤄두고 있는가? 매 순간을 충실히 산다. 매 순간을 진실되게 산다. 매 순간을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산다. 삶을 소중히 여긴다. 100년 남짓한 삶이 절대 길고 지루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우리는 매 순간 처음과 마지막을 만난다. 당신이 지금 하는 행동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 행동을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는가? 당신의 들숨 다음 날숨이 이어질 거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살라”고 이야기하면, 가끔 자신의 욕망을 지금 당장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것도 그 사람의 자유겠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살라는 말의 요지는 그런 의미보다도 지금 존재하는 순간의 소중함을 깨달으라는 이야기이다. 당장 버킷리스트를 해결하러 떠나는 것도 좋겠지만, 이제까지 지내왔던 이 지루하고 뻔하고 당연한 일상의 순간들이 사실은 전혀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다.
당신은 흘러가는 구름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가? 하늘에서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것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가? 이 모든 것이 이 행성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존재가 보면 판타지 세상과도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될 때, 당신은 당연함에서 잠깐 벗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이 가치 있고, 귀한 것이 된다.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매 순간 진실되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며, 그렇게 매 순간을 진실되게 살면 마음속에 쌓인 것이 없기 때문에 죽음조차 두렵지 않게 된다.
우리는 삶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살아 있음'에 정말로 익숙해져도 된다고 생각하는가?